[기고] 버려지는 반려견은 ‘액세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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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버려지는 반려견은 ‘액세서리’
  • 김철홍 자유기고가(한국장애인연맹 대전DPI 부회장)
  • 승인 2025.06.1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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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홍 자유기고가(한국장애인연맹 대전DPI 부회장)
김철홍 자유기고가(한국장애인연맹 대전DPI 부회장)

매일일보  |  요즘 도심 아파트 주변이나 산책로 등에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주연이 반려견이고 견주가 조연이라는 비유가 무리는 아닐 것이다.

반려견이 인간하고 가장 친숙하고 친구·가족 같은 존재로 인식되어, 반려견 인구가 1500만 명을 돌파했고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추세로 몇 집 걸러 한 집이 같이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반려견 인구가 급증하는 만큼 유기견이 덩달아 늘고 있는데, 단순히 명품 액세서리를 갖고 싶은 욕구와 이기심 가득한 인성으로 반려견을 키운 사람들이 유기견 양산에 한몫한다고 볼 수 있다.

“요즘 보육시설에는 부모가 없는 ‘진짜 고아’보다는 지자체가 부모의 학대를 차단하기 위해 부모로부터 강제 분리된 ‘일시 고아’들이 많다고 한다. 엄마로부터 강제 분리된 어린 자녀들은 한없이 울지만, 부모님은 빨리 돌아오지 못해 어린아이에게는 10분간의 분리마저도 상상을 초월하는 공포다. 지자체의 강제 분리가 적법하지 않거나 지나치면 부모·자식의 천륜을 끊어놓는 범죄가 된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가슴 아픈 적이 있다.

그런데 독립해서 살던 딸이 키우던 반려견이 딸의 결혼으로 친정에 남겨진 경우와 원룸·오피스텔 등에서 혼자 반려견을 키우다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의해 파양된 반려견 등이 심심찮게 생겨나고 있다. 이는 강제 분리되어 보육시설에 있는 ‘일시 고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매년 15만 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하는데, 유기견은 서울과 경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명절이나 휴가철에 급증하고 번식업체나 펫숍에서 책임지지 않은 개들이 유기되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그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유기견 중 일부는 입양되지만, 35% 이상은 안락사를 당하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에서 소중한 생명이 버려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것처럼, 반려견 양육 환경도 우려되는 현실이다.

고가의 펫 화장품 등 용품의 호황과 함께 최근에는 반려견 유치원이 인기를 끌면서 반려견 입학설명회까지 화제가 되는 현실에서 적지 않은 사료비와 의료비 등 기초생활비 부담을 안고 있는 반려인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유기견 문제는 우선 반려견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 의식 부족과 예상치 못한 경제적 부담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시행 11년이 지난 ‘반려동물 등록제’ 실효성 문제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등록견 절반 이상이 외장형으로 유기 시 목에 인식표가 없으면 찾기가 어렵다.

내장형이 염증, 감염 등 부작용 염려 때문인데, 실제 부작용 확률은 아주 적다고 한다.외장형으로 했다가 택배가 와서 현관문을 열었는데, 강아지가 순식간에 뛰어나가 "이러다가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내장형으로 바꿨다는 지인도 있다.

유기견 예방 대책으로 일부 유럽 국가처럼 동물보유세 부과로 충동적 입양 방지, 유기견 입양 시 세금 감면, 반려견 보호자 교육 필수, 펫샵에서 내장 인식칩 등록 강아지 판매 등 여러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기존의 마이크로칩 등록제보단 ‘DNA 검사를 통한 등록제’가 보다 정확하고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설득력을 더하고 무분별한 반려견 유기와 공공장소의 반려견 배변 문제 해결에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반려견을 가족의 개념으로 받아들인 지가 상대적으로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상호 배려 문화가 성숙하지 않아 종종 이해 충돌이 일어나곤 한다.

반려인에겐 반려견이 사랑스러운 존재지만 비반려인에겐 혐오·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반려인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늘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비반려인도 반려견에 대한 인식도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

 

김철홍 자유기고가(한국장애인연맹 대전DPI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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