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단 동원해 韓·美 협상 전개 해야 할 것"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이 현실화되면서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시장 다변화를 병행해 리스크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국내 기업들의 미국 판매 원가 경쟁력은 크게 하락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대안은 현지 생산뿐인데 공장 건립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관세 폭탄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현재 국내 기업들은 트럼프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현지 공장 건립 또는 생산 확대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적극 활용해 생산량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트럼프 관세 폭탄 탈출구 마련에 조금이라도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한국에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액은 11.3%(1조2000억원) 줄어든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기업들은 우군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럴때일 수록 정부가 기업들에게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실장은 "주요국의 첨단산업 주도권을 위한 적극적인 산업정책 추진 속에서 이에 대응한 국내 산업정책의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최근 첨단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선도기업의 투자를 위한 포괄적이고 과감한 지원과 국내 규제환경 개선이 그 어느때 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 관세 폭탄이 심화된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제3의 시장 발굴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자동차와 가전업계에서는 인도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은 "최근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주력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고부가치 첨단기술 개발에 배수의 진을 쳐야 하고, 신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