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구촌 휩쓴 '트럼프 스톰'…K-산업, 안개 더 짙어진다
상태바
[기획]지구촌 휩쓴 '트럼프 스톰'…K-산업, 안개 더 짙어진다
  • 정경화 기자
  • 승인 2025.03.06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美 무역 적자 규모 8위…관세 폭탄 예외 없나
'칩스법' 폐지 시사에 삼성·SK '초비상'
4월 상호관세 추진 변동 없어…트럼프, "한국 평균관세 美 대비 4배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제공

매일일보 = 정경화 기자  |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밀당’에 국내 산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 반도체 제조·연구 시설을 짓는 기업들에 보조금을 주는 내용의 일명 ‘칩스법(반도체 및 과학법)’ 폐지로 언급하는등 트럼프의 럭비공이 어디로 뛸지 몰라 산업계는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 카드를 이용하는 ‘트럼프 스톰’이 계속되면서 국내 산업계는 방향성 조차 잡지 못하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앞서 한 달간 유예했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전면적 관세 부과 조치를 전날부터 시행하되 자동차에 한해 1개월간 적용을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한 제품에 25% 관세를, 중국에서 수입한 제품에는 지난달 10%에 이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빅3’ 자동차 업체와 대화했다”며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간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USMCA와 연관된 업체의 요청에 따라 그들이 경제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세 적용을 한 달 면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1개월 관세 유예 조치가 자국 산업계를 보호하기 위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처럼 캐나다와 멕시코 등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동맹국에도 미국 우선주의가 예외없이 적용되면서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 8위인 한국도 예외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실시했던 ‘칩스법’에 대한 폐지도 시사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미 현지에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착공 예정인 국내 기업들은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칩스법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과 저리 대출,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퇴임 전 각각 47억5000만달러, 4억5800만달러에 달하는 보조금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으로 칩스법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수 있다는 그간의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그들은 자신들을 보호해 주길 원하면서 제대로 돈을 내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변동성이 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밀당은 다음달로 예정된 상호관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 산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달 2일 각국의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감안해 적용하는 ‘상호관세’에 대해서는 변함 없이 발효될 예정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국의 평균관세는 (우리보다) 네 배 더 높다”며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