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직 국민만 생각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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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직 국민만 생각한 당신
  • 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
  • 승인 2025.01.2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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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
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

매일일보  |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 ‘84만 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이란 내용이 담긴 유명 뮤지컬 곡 등 2곡을 개사한 낯 뜨거운 ‘윤비어천가’ 헌정곡이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찬양 롤 모델이 북한 감성 가득해 듣는 순간 북한으로 착각했다는 등 비아냥과 모든 언론매체에서 특종 인양 다루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뿐이 아니다. 말 많은 천공도 “하늘이 내린 대통령…국민과 사회 일깨울 것”, “앞으로 3개월 중요…힘 모아줄 것”이라고 했단다. 참으로 소가 웃을 일이다.

한편 한 해외 동포가 “12.3 계엄령 발표 후 조속히 국회로 달려가 담을 넘고 계엄을 해제한 국회의원들과 장갑차와 총에 맞서고 추운 날씨에 시위를 계속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고 외쳤고 “유튜브에 뜬 라이브 방송으로 탄핵 가결이 되는 장면을 보면서 너무 기뻤고 이제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생활로 돌아가도 된다는 사실에 울컥했다. 그리고 이기적인 커플 때문에 모두의 삶이 파괴될 뻔했다니 놀랍고 화도 났다.”는 대조적인 기사를 보고 모국의 우리들과 한마음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말 하느님이 우리를 보우(保佑)하사 우리나라 만세다.

보수 원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화가 난다고 해서 계엄령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어리석은 판단으로 (한국이) 큰 상처를 받았고, 대외적으로 쌓아온 한국의 신인도도 급락 및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켰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의)약점으로 술, 급한 성질, 말 등 3가지에 지나침이 있다는 점을 충고해왔는데, 술을 많이 마시고, 주위에 화를 내며,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버리고 만다”고 했다.

아들의 친구요, 대통령의 멘토로 50년을 가족처럼 지냈다는 이종찬 광복회장은 “걔가 돌았나 생각했다”고 한탄했고 아들의 다른 한 친구로부터 “(대통령이)부정선거 확신범’”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작고한 대통령의 부친이 마지막으로 이 회장에게 “우리 아들이 뭐 모르고 자라서 좀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에 너무 집착하는 성질이 있다. 그것을 잘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OO아버지 밖에 없다”며 “혹시 문제가 있으면 꼭 좀 충고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죽어서 대통령 부친을 볼 면목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보수 논객 정규재(전 한국경제신문) 주필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의 배경으로 주장한 ‘부정선거론’을 두고 “대통령의 망상 속에 존재하는 부정선거”라고 일축하고 역시 보수 논객 조갑제(조갑제닷컴) 대표는 내란 우두머리는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으로 최고 통치자에게는 최고형을 내려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필리핀이나 남미에서 쿠데타가 잦았던 이유는 반란군 수괴들을 엄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내란 현행범인 최고통치자의 씨를 말려야 한다고 분노했다.

최근의 정치적 상황에 무분별한 양비론이 대두된다. 예를 들어 2차선 도로에서 두 차가 중앙선을 서로 침범했을 때 4:6, 5:5, 6:4냐 하고 다투는 것은 양비론이 가능하다. 이번처럼 비상계엄에 헌법위반의 경우는 양비론으로 나올 수 없다. 결정적으로 한 곳의 잘못이다. 생각해 보면 도둑이 집안에 들어서 야단을 쳤는데 도둑이 “너 왜 문단속을 안 했냐?”고 주인을 야단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양비론이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말은 기가 막힌 얘기였고 그것 때문에 표를 많이 얻었을 것이다. 근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법을 지키겠다는 명백한 주장이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명징(明徵)한 자기주장인데, 그걸 전부 지키지 않은 게 문제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공정과 상식이라는 키워드로 다수의 지지를 받았는데 ‘밥이 하늘이고 생명이다. 국민이 하늘이다.’라는 걸 인식하지 못해 우리 현대사에서 참으로 끔찍하고 참혹한 정치적 사건이요, 불공정이고 몰상식해서 국민을 울분케 한 역사적 사건으로 우리 역사가 후세에 어떻게 서술할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더욱이 역대 영부인과는 달리 대통령 시작 전부터, 시작해서도 유별난 사건의 부인 문제가 뒷말이 많아 대통령의 통치 능력에 장애요인이 되지 않았나 본다.

또한 대통령이 자주 쓰는 표현으로 담화에 ‘조폭 나라’, ‘마약 천국’ 등을 공적으로 써서는 안 된다. 언어의 선택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과 맞아떨어진다는 철학적 사고인데 말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편적 이해력, 판단력, 상식적 사리 분별력, 법을 지켜야 하는 공정성, 윤리와 도덕적 가치를 생각하지 못한 편향성으로 국민의 회초리, 역사의 곤장을 맞을 수밖에 없다.

TV에 중계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에선 피청구인 대통령은 객관증거·진술 배치된 내란 몰이 주장, 국회 의결 위법성 주장, 관계자들 증언 전면부인, 국무위원·군장성의 진술 부인은 물론 전 국민이 다 봤는데 형식적 포고령 및 국회 활동 금지가 아니라는 주장 등 야비하고 부끄러운 행태를 보여 국민에게 또 한 번의 큰 상처를 준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대통령 모습이었다.

최근 SNS에 자신의 이름을 사칭하여 쓰지도 않은 가짜 글 ‘현자 김홍신의 외침, 국민의힘이여 절망 말라’가 급속도로 유포되어 고통을 겪고 있는 국내 최초 밀리언 셀러 소설가 김홍신 선생께 전화로 위로의 마음을 전한 적이 있는데, 그는 국회의원 시절 전두환·노태우 사면을 한국사에서 ‘광주 민주화 항쟁’이라는 있을 수 없는 참혹한 사건을 한국의 역사가 지울 수가 없다는 생각에서 격렬하게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늘 소설에서 ‘사랑과 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린다’는 주장을 한다. 그러면서 용서란 전제가 진정한 사과와 솔직히 참회한 정신사가 입증되어야 한다고 한다.

참회(懺悔)의 참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지은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고, 회는 지금으로부터 미래에 이르도록 지을 잘못을 미리 뉘우치는 것인데. 두 전직 대통령은 진정한 참회를 하지 않았다. 참회를 하면 한국인은 용서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의 위대한 정신 중 하나가 참회를 하면 용서를 하는 것이다.

누구든 진정한 참회를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은 언젠가 용서한다. 지금 현 상황에서는 참회하려면 국민이 원하는 온당한 형벌을 받은 뒤에나 이루어질 수 있다. 잘못한 사람이 무조건 잘못했다고, 참회한다는 말로 용서받을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국민처럼 절박했던 민족이 선진국이 될 때까지 민주화, 산업화를 함께 성공한 건 세계 역사상 처음이다. 이런 의지와 능력을 가진 국민이면 결코 함부로 거기에 동화하거나 편들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탄핵 소용돌이 속 ‘트럼프 2기’가 출범으로 그 어느 때보다 경제 등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다. 이에 국가지도자 리더십 공백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정치권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시기임이 틀림없다.

국가안보엔 여야, 진보 보수가 없다. 이렇듯 이제는 이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여야, 진보 보수가 없어야 한다.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 만약 정치권이 당리당략과 정권 욕심에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구태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역사와 현명한 국민은 반드시 준엄한 심판을 할 것이며, 반목과 갈등이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 겸손과 배려, 아름다운 물러남의 미학을 몸소 실천한 퇴계 선생의 선비정신이 45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깊은 울림을 주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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