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현장교사들 “AI 교과서 관련 연수, 혼란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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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현장교사들 “AI 교과서 관련 연수, 혼란만 가중”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4.08.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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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품 제공돼 문제점 파악 난항
AI 디지털 교과서 시제품을 활용한 교사 연수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디지털 교과서 시제품 시연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
AI 디지털 교과서 시제품을 활용한 교사 연수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디지털 교과서 시제품 시연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다음해 AI 디지털 교과서 활용을 위한 연수가 완성품이 아닌 시제품으로 진행돼 교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교육부에 따르면 AI 디지털 교과서는 다음해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및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수학과 영어 및 정보 과목에 도입된다.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앞서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지역별로 지난 5월부터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를 확대했다. 지난 7일 대구 엑스코에는 AI 디지털 교과서 프로토타입 체험존이 마련됐고, 서울시는 지난 7월 12일부터 13일 양일간 세종대에서 교사와 학생 및 학부모 1400명이 참여한 ‘2024 AI·디지털 러닝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다만 일부 현장에서는 개발을 완료하지 못한 시제품으로 교사 연수가 진행돼 다음해 도입 예정인 AI 디지털 교과서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진행된 연수에 참여한 중등 교사는 “아직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을 완료하지도 못한 상태였기에 관련 도구 사용법만 배웠다”며 “충분한 교육을 받고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면 이해하지만, 아직도 제일 중요한 교과서를 개발하지도 못한 채 내년 1학기에 도입하기란 너무 촉박한 일정”이라고 말했다.

교사협회 관계자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앞서 진행된 최근 연수에서조차 다음해 수업에 사용해야 할 교과서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채 시제품으로 진행됐다”며 “교사들이 완성본을 사용하며 문제점을 찾아낸 뒤 이를 개선해야 내년 1학기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 텐데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늦어도 올해 말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과 심사를 마친다는 입장이다. 계획대로 개발을 마치더라도 수업에서 이를 활용해야 할 교사가 AI 디지털 교과서를 직접 사용하며 익숙해지는 데 주어진 시간이 고작 3개월에 불과하다.

현장에서는 교사 수준별 더 다양한 연수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전시에서 진행된 AI 에듀테크 도구 활용 실습에 참여한 교사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디지털 교육을 낯설어하거나 도입 자체를 꺼리는 선생님도 많다”며 “디지털 교육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연수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서울 내 초등학교 교사 정 씨는 “AI와 디지털을 포함한 교육 대전환 시기에 공교육을 실현할 교사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직 디지털 교육에 관심이 적은 이들을 위해 기초 연수부터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연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정민 서울교육대 교수는 “현재 교육부가 만들려고 하는 AI 디지털 교과서는 창의적 사고나 토론을 위한 게 아닌 맞춤형 문제풀이 학습에 치우칠 우려가 크다”며 “기억하기나 외우기 교육에 집중하기보다 디지털 도구를 창조의 도구로 여겨 정답이 없는 교육 및 창의성 교육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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